중국 푸젠성의 성도 푸저우시에 있는 차이나킹하이웨이 공장은 요즘 외부 손님들로 북적인다.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한국의 기관투자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줄지어 방문하고 있어서다. 지난 26일 공장을 찾은 기자에게 린지아허 부사장은 “이달 들어서만 벌써 세 차례나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이 단체로 다녀갔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은 공모 과정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결과 차이나킹하이웨이의 공모가는 회사의 희망가(3000~3500원)보다 높은 3700원으로 결정됐다. 비공개인 기관 경쟁률은 40대 1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경쟁률은 무려 301대 1에 달했다. 4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대한생명의 IPO(기업공개) 이후 올 들어 가장 많은 2조7000억원의 자금이 차이나킹하이웨이에 ‘러브콜’을 보냈다.

왕위에런 차이나킹하이웨이 대표(46∙사진속 서 있는 사람)는 “주관사가 제시한 공모가가 생각했던 것보다 낮아 다소 실망했지만, 한국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차이나킹하이웨이 “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진출”

◆높은 수익성 ‘돋보여’

케이만군도에 본사를 둔 차이나킹하이웨이는 자회사 복건금산대도생물과기유한공사를 통해 손자회사 복건금대생물공정기술연구개발유한공사를 지배한다. 손자회사가 실제 사업을 하고, 나머지 두 회사는 페이퍼 컴퍼니다. 세 회사가 사실상 같은 회사다. 중국에선 ‘금산대도(金山大道)’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회사 이름에 들어간 ‘하이웨이(고속도로)’는 ‘대도(道)’를 뜻한다. 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차이나킹하이웨이의 제품을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왕 대표의 바람이 담겨 있다. 중초약 기반의 건강식품을 만드는데, 동충하초가 주된 원재료다.

실적은 일단 증가세가 돋보인다. 2007년 6월말 171억원에 불과했던 차이나킹하이웨이(6월결산)의 매출액은 2008년 464억원, 2009년 868억원으로 최근 3년 간 매년 약 두 배씩 늘었다. 높은 수익성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09년 영업이익이 매출의 절반에 해당하는 413억원에 달했다. 수익성이 당분간 크게 떨어질 일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왕 대표는 “생산한 제품을 16개 도시에 있는 20개의 총판에 납품하는데, 납품가가 소비자가의 30% 수준”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70%의 마진은 총판을 비롯, 총판이 관리하는 450여개 도매상과 2600여개의 소매상 몫이다. 도매상과 소매상에 충분한 마진을 주고 있어 제품가격 하락 압력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저우칭 차이나킹하이웨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2009년 7월~2010년 6월) 매출은 작년보다 43% 증가한 1241억원, 영업이익은 30.8% 증가한 54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동충하초 배양기술이 경쟁력

차이나킹하이웨이의 경쟁력은 동충하초 배양기술에 있다. 이 회사는 고가의 동충하초와 유사한 성분과 효능이 있는 균을 배양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배양된 균을 발효해 제품에 활용하면 소량의 동충하초만으로도 최대의 효능을 낼 수 있다. 반면 제품원가는 동충하초만 썼을 때보다 크게 낮출 수 있다.

제품은 정제된 알약 형태가 대부분이고, 캡슐이나 차, 드링크 등으로도 팔린다. 남성의 전립선 및 성기능 강화 효능이 있는 ‘건력강편’이나 여성의 갱년기증상을 완화해주는 ‘금려강캡슐’ 이 가장 잘 팔린다. 하지만 이 두 제품이 주력이라 하기도 힘들다. 두 제품의 매출을 합해도 전체 매출의 25%가 채 안 되기 때문이다. 이는 20여개의 제품이 두루 잘 팔린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주력제품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회사는 “동충하초가 대부분 제품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주력제품을 굳이 내세울 필요가 없다”고 맞받았다. 한국의 정관장이 여러 제품을 팔아도 인삼 브랜드로 인식되듯이 자신들은 동충하초 브랜드로 중국의 소비자에게 각인됐다는 설명이다.

왕 대표는 “매년 신제품을 출시하는데, 신제품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한다. 올해도 6개의 제품 출시가 계획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IPO로 조달한 자금 888억원은 생산설비 증축과 약초 재배단지 건설에 대부분 쓸 것이라 했다. “공장가동률이 90%에 육박해 증설이 불가피하고, 원가를 더 낮추려면 원재료 조달 비율도 높여야한다”고 왕 대표는 설명했다. 또 건강업체들의 합작 모델인 건강산업단지에 들어가는 것도 적극 검토중이라고 했다.

◆“장기적으로 판매망 구축”

회사는 당분간 제품을 만드는 것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공모 자금을 설비 확대와 자체 재배단지 확보에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가능하면 직접 유통도 하고 싶은 게 왕 대표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는 “암웨이가 중국에서 건강식품 등을 판매해 연간 100억위안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데, 이는 다단계 판매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다단계로 우리 제품을 팔면 폭발적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다단계 판매는 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고 수 백 억원의 보증금(deposit)도 필요해 당장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왕 대표는 “한국 투자자들이 다단계 판매에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더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차이나킹하이에이의 주식은 오는 31일 코스닥시장에서 첫 매매를 시작한다. 왕 대표를 비롯한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70%(5600만주)는 보유예수 1년이 걸려 있어 당분간 유통이 불가하고, 기관과 일반에 배정된 30%(2400만주)가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다.

푸저우(중국)=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